본문 바로가기

트래블 메이커/2017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스페인

[스페인] 세고비아 - 로마 수도교, 알카사르(Alcázar de Segovia)

마드리드, 세고비아, 톨레도는 스페인 내륙에 위치한, 어쩌면 '가장 스페인다운(?)' 동네라고 할 수 있다. 11월 중순의 스페인 내륙지방은 아침엔 꽤 쌀쌀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고속도로를 달려, 먼저 마드리드 북쪽에 있는 세고비아에 도착했다. 사실, 전용 버스와 막강한 타임키퍼(가이드)가 함께 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의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이렇게 하루만에 세고비아와 톨레도 모두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만 딱 딱 보면서 시간과 돈을 절약하려는 사람에겐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하루가 되겠으나, 걸어다니면서 그 동네의 분위기를 느끼고 잠깐이라도 앉아서 차분히 생각하면서 다니기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상상도 못할 끔찍한 일정이다.

오전에 세고비아 / 오후에 톨레도 ㅎㅎㅎ
먼저 세고비아 톨게이트에 도착!
시내로 진입하는데 벌써부터 어마어마한 유적이 눈길을 끈다.
바로 로마의 수도교. 거의 전 유럽에 걸쳐 수도교를 건설했던 로마 제국이지만, 이렇게 잘 보존된 곳은 지구상에 극히 드물다.
세고비아의 수도교가 원형 그대로 가장 잘 보존된 것이라고 한다. 맨 위에 물길을 덮은 뚜껑(?)까지 온전하다.
따지고 보면 어느 도시의 기본적인 인프라에 불과한데, 신비감 마저 느껴진다.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고...
위로도 올라가보고 ㅎㅎㅎ 부지런히 살펴본다. 로마에서 봤던 수도교와 비교하면 이거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보너스로, 수도교 위에 올라가서 바라본 세고비아의 360도 풍경은 리얼리 리얼리 아름다웠다.
아니, 진짜, 눈앞에 보면서도 안 믿어지는 게, 이게 지금 2천 년 이상 그대로 서 있다는 것이잖아....?? ㅎㅎㅎㅎ 아치의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도 관광객이 많이도 왔구나...' 이곳 비지터 센터 강쥐는 이 모든 일상이 무덤덤하다. ㅋ

 

이제 세고비아 성벽  내로 들어가서, 구도심을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이동한다.

오른쪽에 장엄한 수도교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왼쪽 끝 "알카사르"를 보러 가는 길에 골목길에서 이것저것 구경할 수 있다. 일부러 이렇게 구글어스까지 캡쳐해서 올린 이유는, 이 길이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언덕을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좌우에 각종 상점과 기념품샵이 즐비한데, 대도시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탈탈 털릴 수 있다. ^^
대성당이 있는 광장 부근
골목길마다 독특한 장식과 센스 있는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알카사르에 도착했다. 알카사르는 '요새' 또는 '성'이란 뜻이다. 디즈니가 백설공주의 성을 그릴 때 이곳을 본땄다고 한다. 참고로, 신데렐라와 종종 헷갈리는데, 신데렐라에 나오는 성의 배경은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라고 한다. ^^;;

백설공주의 세고비아 성!
아내는 여기가 자기 성이라며(이름이 설이라서) 한껏 거들먹거렸다.. 부럽다. 나도 내 몫으로 성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뭐, 적이 쳐들어올 때 써먹고 그러게.. 입장료 수입으로 관리직 일자리도 창출하고....
정말로 백설공주가 살았을 것처럼 맵시있고 아름답다. 성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을 둘러싼 해자가 꽤 깊다. 
중간쯤 아래에 철문이 하나 있고, 거기서부터 바닥까지 내려가는 위태위태한 통로가 보인다. 관리용 통로인 듯하다.
꽤 높은 지형에 위치해 있다. 3면이 가파른 절벽으로 자동 방어가 되는 천혜의 요새이다.
구글어스를 이용해서 반대쪽 뷰를 캡쳐하면 대략 이런 느낌의 성이다. 성 뿐만 아니라 세고비아 구도심 전체가 지금까지도 거의 완전히 보존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고지대이다.
이곳에서 성 내부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 부부는 자유를 선택했다. 유럽의 다른 성들을 많이 가봤기 때문에...
바로 앞에 커피숍이 있고, 멋진 전망대도 있다.
아.. ㅠㅠ 너무 아름다운 전망이다. 알카사르에 들어가서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는 것보다 100배는 더 나은 선택이었다.

 

다시 뒤돌아 나온다.

짧은 세고비아 방문... 아쉬움에 버스가 출발한 뒤에도 계속해서 돌아보게 된다.
세고비아! 중학생 때부터 치던 기타 메이커도 세고비아였는데 ㅎㅎㅎ 물론 그 기타를 여기서 만드는 건 아니다. 기타 이름에 붙은 세고비아는 사람 이름을 딴 것이니... 아무튼, 이렇게 잠깐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강력한 매력을 뿜뿜 풍긴 이 도시와 나중에 다시 제대로 만날 것을 일방적으로 약속하며...... 아쉽게 작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