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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메이커/2018 미국 서부 - 봄 | 가을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

솔트레이크 시티는 어렸을 때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귀로는 많이 들은 곳이며, 나중에는 몰몬교의 도시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이곳에 온 이유도 별 거 없고, 이쯤 되면 이제는 운전을 그만 하고 싶어질 타이밍으로 예상해서 (물론 그 예상은 확실히 적중했다!ㅋㅋㅋ) 시애틀 가는 비행기를 최대한 저렴하게 타려고 큰 도시를 찾다보니 이곳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래도 기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솔트레이크시티 외곽에 있는 프로보에서 2박을 하면서, 하루는 다운타운을 구경하고 쉬고, 내일 비행기 시간 전까지는 솔트레이크(소금 호수) 한가운데 있는 섬에 가보기로 했다.

다운타운은 눈으로 보면서도  그래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깨끗했다. -_-;;;
이곳에는 "교회 역사 박물관"이라는 곳이 있어서 한국에서부터 찍어두었다가 가장 먼저 가봤는데, 작심하고 만든 몰몬교 홍보관이었다.
전시실마다 불편한 내용이 많아서 오래 못 보고 나왔다. - 사실 그보다도 여기 직원들이 우리를 자꾸 호시탐탐 노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자꾸 다가와서 말을 거는 바람에ㅎㅎㅎ 어쨌든 이 박물관 하나로 몰몬교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다운타운에서도 중심부에 속하는 "템플 지구"에 가봤다. 몰몬교도들이 "성전"이라고 부르는 건물이 있고, 주위에 부속 건물들이 있는 널찍한 블록이다. 비지터 센터에 들어가봤는데 여기도 몰몬교 홍보 및 포교 상담소... 성전 모형도 볼 수 있었는데 내부를 보니 기괴하고 숭헌(?) 것들이 잔뜩 있어서 거부감이 들었다. 로마 가톨릭과 유대교, 인디언 무속종교 등이 죄다 짬뽕이 된 듯했다.
템플 지구 내에서 가장 인상깊은 건물은 "Salt Lake Tabernacle"이라는 돔 형태로 된 음악당이었다. 입구가 어딘가 하고 다가가봤더니 마침 11시 정각에 열리는 파이프오르간 무료 음악회에 온 사람 취급을 해서 서로 민망할까봐 자연스럽게 입장했다. ㅋㅋㅋ (됐어, 자연스러웠어!)
공연 시작 전에 "정숙"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 독특했다. 저 앞에서 종이를 한 장 집어들어 가만히 찢는데, 그 소리가 공연장 전체에 울려퍼졌다. ㅎㅎㅎ 단상에 아주 작은 조약돌을 떨어뜨리는데 깜짝 놀랄만큼 우렁찬 소리가 났다. 닥치고 조용히 관람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교육 효과가 좋다. ㅎㅎㅎ

 

공연 후, 점심을 먹어보려고 시티 크릭 센터(City Creek Center)쪽으로 이동했다. 복합 문화 쇼핑몰이다.
동네 분위기 진짜 적응 안됐다. ㅋㅋㅋ  깔끔하고 친절한 정장 차림의 사람들만 돌아다니고, 담배는 물론, 다운타운에 술집도 안 보이고, 심지어 마블 캐릭터도 죄다 밝고 착한 애들만 모아놨다. ㅎㅎㅎ
슬슬 걸어서 솔트레이크시티 공공도서관 쪽으로 갔다.
뱅쿠버  공공도서관과 비슷한 느낌의 건물이었다.
도서관 경치가 끝내준다. ㅠㅠ
사진만 보면 다운타운 고층빌딩에 있는 스카이라운지에서 밥 먹은 줄...
여기서 책도 구경하고 좀 쉬다가 1층 서점에서 레어템도 구하고 ㅎㅎㅎ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시내로 향했다.
콩기름으로 닦아놓은 듯, 깔꼼해서 미칠 지경인 건물들을 계속 구경하며 길을 걸었다. -0-
참으로 독특한 도시, 솔트레이크 시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