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래블 메이커/2023 이탈리아 | 포르투갈

[이탈리아 1편] 중세-르네상스 취재를 위한 이탈리아 렌터카 여행

드디어 다시 해외여행이다.

원래 이탈리아 북부 - 프랑스 남부를 묶어서 가려고 했던 여행계획은 2020년 3월에 가는 거였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져서 예약을 다 취소하고, 여름에 코로나로부터 아내를 구조하러 영국만 다녀오고, 그걸로 끝이었다. (예약 취소는 쉬웠다. 처음엔 환불 안 해준다던 호텔 직원에게, 그럼 나 코로나 걸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가지 뭐.. 그랬더니, 오..오지 마라고... 환불해주겠다고...)

2021년에 다시 가려 했지만 그땐 리오프닝이다 뭐다 하면서 온 세상이 다시 들썩이는 바람에 항공권 값이 미쳐부려서 차마 못 갔다. 2022년에 드디어 가나보다 하고 가방까지 꾸리던 중에 푸틴노므스키가 전쟁을 일으켰고, 이래저래 야속하게 세월만 흘렀다. 올해도 상황이 딱히 좋지는 않지만, 더는 못 참겠어서 우선 이탈리아만이라도 다녀오자며 항공권을 질렀다. 마침 사우디 국영 항공사 '사우디아항공'에서 인천공항 취항을 개시하면서 저렴한 항공권을 제시한 덕분에, 다소 부담을 덜었다. 그래도 코로나 전에는 로마까지 직항 왕복이 싸게는 70만원 선에도 나왔었는데, 이제는 사우디 경유를 하면서도 110만원이 최저가라니.... 

이번에 움직인 동선. 주로 이탈리아 중/북부를 돌았다.

 

계획

처음엔 꿈을 크게 가졌지만 실제로 동선을 잡고 숙소를 예약하고 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남부 도시들까지는 부담이 됐다. 오랜만에 여행이기도 하고, 이젠 체력도 자신 없고 해서.. 이번에는 이탈리아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저번에 로마는 충분히 봤기에, 이번엔 나머지 주요 도시 피렌체, 제노바, 베네치아 세 곳을 중점적으로 보려 했다. (밀라노는 왠지 안 땡김..)

그런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이나 MS 윈도우 바탕화면 등 온갖 매체(?)를 통해 자꾸만 이탈리아의 멋진 장소들이 내 눈에 띄었다. A.i에게 둘러싸인 인간의 삶이란 이렇게 비참하다(응?). 덕분에 여행지가 자꾸 늘어났다.

- 우선,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델이 되었다는 치비타 디 바뇨레조라는 마을에 관심이 가서, 도착 첫 날 거기부터 가기로 했다. (실제로는 그 다음 날 가야 했음)

- 그리고 가르다 호숫가에 세워진 멋진 성벽 사진을 어쩌다 봐버린 통에 거기도 일정에 넣어야 했고,

- 거기서 쫌만 더 올라가면 교회사에 '반종교개혁 운동'으로 의미 깊은 트리엔트 종교회의가 열렸던 도시 트렌토가 있었다.

- 게다가 부킹닷컴에서 그 도시의 산자락에 그림처럼 멋진 B&B가 특가로 떠 있는 것이 아닌가!?

- 그리고 일찌기 지인 추천으로 돌로미티 방문을 오랜 소망으로 갖고 있던 차였다. 그러니 거기도 가야지 뭐...

- 또, 베네치아 공화국이 건설한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별 모양 요새 도시 '팔마노바'에도 가보고 싶었고(실제로는 여행 중후반에 지쳐서 포기)

- 좀 욱기긴 하지만 카이사르처럼 '루비콘 강'도 굳이 찾아서 건너보고 싶었다.

- 동선이 와장창 깨지지만, 카노사 성에는 꼭 가보고 싶었고,

- 아시시 뒷산도 올라가보고 싶었다.

- 더구나 하필 연초에 도서관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을 읽는데, 고대 로마제국의 아피아 가도 유적지 위에 맥도날드가 세워진 곳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겠나. 가봐야지 뭐... ㅎㅎㅎ.

하여튼, 다른 거에는 눈을 잘 안 돌리는데 의외로 이런 거엔 쉽게 잘 낚이는 나란 인간..... ㅋㅋㅋㅋㅋ

자, 이 모든 욕망을 반영해서 코스가 복잡하게 수정되었다. 그리고 이걸 하려면 무조건 렌터카가 필요했다. 렌터카는 어찌 하다보니 겁나 저렴한 놈을 발견했는데 20일 빌리는 데 90만원이었다. (풀 커버 보험 포함 110만원) 다음 글에서 밝히겠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싼 게 비지떡이었다. 하지만 저렇게 복잡한 여행을 하기 위해 저렴한 렌터카 장기 렌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소감

그렇게 해서 다녀온 이탈리아는... 예상대로 정말 좋았다. 아내와 함께 또 하나의 멋진 추억을 쌓았다. 한정된 시간/자본 안에서 나름 최대치로 봤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 도시에 오래 머물며 구석구석 살피는 분들껜 비할 바 없지만, 현실 여행자로서 이 정도면 뭐..

다만, 비용 문제는 좀 거시기 했다. 공교롭게도 여행 출발 바로 그 날짜부터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한 환율에, 이탈리아 경제위기/고물가로 인하여, 비용은 넉넉히 잡은 예상보다도 10%가 더 들었다. 뭐랄까, 이탈리아에 왔는데 스위스 물가 느낌이랄까...? 더구나 이번엔 주로 북부 도시들이라서, 로마 때와는 물가가 차원이 달랐다. 북부에서 분리 독립 이야기가 왜 자꾸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나마 숙박비는 캠핑장에서 자면서 아꼈다. 사실 괜찮은 캠핑장은 오히려 어설픈 호텔보다 분위기나 편의시설이 훨씬 좋았다. 정확히는 '글램핑 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머지 지역은 도심 외곽의 B&B를 주로 이용했다. 이번에 이용한 캠핑장(글램핑 장) 브랜드를 이어지는 글에서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다.

식비가 가장 슬펐다. 콜라 한 잔 5천 원, 서빙 받는 식당에서 둘이 밥 한 끼 할라면 5~7만원을 써야 해서.. 처음 한두 번은 그런갑다 하다가 짜증이 솟구쳐서, 그 뒤로는 대부분 수퍼마켓에서 해결했다. (그래도 비쌌..) 근데 결국 계산해보니 식비에서 죽어라 아껴봤자 비행기/교통비(렌터카+주유비)가 워낙 크게 차지해서 (기름값 리터당 2500원) 총액에서 별 차이가 안 느껴져서 더 억울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맛있는 걸 좀 더 먹을껄 하는 후회가 있.. 튼 결론은, 이제 다음 여행을 위해서라도 돈을 좀 벌어야겠다ㅏㅏ


다음 포스팅부터 일정에 따라 차근차근 여행기록과 사진을 올려보려 한다.
그 전에, 이번 여행에서 돌아다닌 지점들을 구글맵에 표시한 링크를 올린다. 이거 하는 데만 이틀 꼬박 걸렸다.

 

2023 이탈리아 - Google 내 지도

2023 이탈리아

www.google.com

항목을 클릭하면 무엇이 어디 있는지 바로 뜬다. 이용하기 편리한 대형마트, 무료 주차장, 화장실 위치 등도 군데군데 찍어두었으니, 네비에서 경유지로 삼으시면 편리할 것이다.


※ 그밖에도 본 블로그의 공지사항을 보면, 그간 돌아다닌 다른 지역 지도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내 지도"로 복사할 수 있다. 왼쪽에 뜨는 레이어에서 국가별 카테고리를 On/Off 하면서, 자신이 관심있는 국가만 따로 볼 수도 있다. 그밖의 구글맵 사용법에 대해서는 검색을 통해 해결하자!

 

다음 글: [이탈리아 2편] 사우디아 항공, OK렌터카 비추, 몬테피아스코네 B&B 숙소 (tistory.com)

 

[이탈리아 2편] 사우디아 항공, OK렌터카 비추, 몬테피아스코네 B&B 숙소

이번에 사우디아 항공을 첨 타봤다. 중동 항공사들은 주로 국영이다. 그래서인지 뭔가 품격(?)이 느껴지고, 고급스러운 편이다. 에티하드를 탔을 때 좋았던 기억에 사우디아 항공도 좋겠지 하고

joyanc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