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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세드에서 140번 도로(센트럴 요세미티 하이웨이)를 따라 동쪽으로 계속 달리면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가는 길에 경치가 끝내주는데, 이른 아침이라 어두워서 사진이 죄다 흔들렸다. 그래서 ㅎㅎㅎ 구글어스에서 해당 지역이 대충 어떤 모습인지라도 볼 수 있도록 구글어스에서 캡쳐를 해봤다. ㅎㅎㅎ

사막같은 톡특한 지형을 한참을 달린다.
중간쯤 오면 저 멀리에 웅장한 산맥이 보이기 시작한다.
머세드 강을 따라 낸 도로를 타고 계곡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중간에 산사태로 한쪽이 무너져서 도로가 없어진 지점이 있다. 임시로 건너편 1차선 도로로 다리를 놓아서, 그쪽 도로를 쉐어해서 편도 주행을 하고 있었다. 임시라고는 하지만 구글 위성사진에도 이렇게 보이는 것을 보니, 벌써 몇 년 된 듯하다. ㅎㅎㅎ 여기서 정체가 좀 있었는데, 다리가 1차선이라 오가는 차가 시간을 정해서 교행해야 하므로 신호등으로 교통 정리를 한다. 몇 분을 기다려야 한다. 반대편에 오는 차가 안 보인다고 해서 섯불리 빨간불에 진입했다가 저쪽 커브 뒤에서 차가 와버리면 난리가 난다! (실제로 나중에 나올 때 우리 앞쪽 트럭이 그렇게 했다가 후진하는 소동이 있었다. 지킬 건 지키자. ^^;;)

드디어 요세미티 입구에 다다랐다. 요금을 내는데, 애뉴얼패스를 제시하고 통과! 직원이 나를 보며 "나이스 자켓!"이라고 한 마디 해준다. 수많은 사람에게 귀찮을 수도 있을텐데 방문객들 기분 좋으라고 뭐라도 한 마디 해주는 친절함이 고마웠다. ㅎㅎㅎ
뭔가 관문처럼 느껴지는 바위 밑을 통과해서 ㅎㅎㅎ
요세미티 밸리에 들어온 것이다. ^^
밸리에 오는 길은 크게 두 곳인데 우리는 머세드 강을 따라 왔지만 다른 코스는 산길을 통해 터널을 통과해서 온다.  이 터널을 통과하자마자 보이는 장면이 아주 유명해서 "터널 뷰"라고 부르는데, 우린 그곳으로 반대로 올라갔다.
와우! 이 장면이 바로 그 장면이다. 요세미티 밸리의 상징과도 같은 장면. 아침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아서 신비롭게 느껴진다.
"나이스 자켓"을 입고 감개무량한 표정 ㅎㅎㅎ 사실 너무 추웠다. ㅋ 혹시 아까 그 직원의  말이, "멋부리다 얼어죽는다!"라는 경고 아니었을까 ㅋㅋㅋ
다시 밸리 아래로  내려왔다.
엄청난 대자연 앞에서 왠지 경건하고 겸손해지는 느낌이었다. ^^
밸리 내에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소들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데, 그 중에 Cathedral Beach라는 곳으로 가봤다.
11월 중순에 접어들어, 계곡 물에 살얼음이 얼어있다.
막 정화되는 느낌이다. ㅎㅎㅎㅎ
빌리지 쪽으로 이동해서 야무지게 주차를 하고, 차 안에서 아점을 좀 먹고, 마을을 걸었다.
역시, 비지터 센터 방문은 필수! ㅎㅎㅎ
아이 넷을 데려온 부부를 보니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 그 와중에 아빠는 한 녀석을 머리에 이고 고생이 많다.ㅋ 저거 아마 돌아가면서 한번씩 다 해줘야 할 듯한데 ㅋㅋㅋ
요세미티 폭포 쪽으로 걸어간다.
여기저기 사슴이 돌아다니고... ㅎㅎㅎ
지금은 겨울이라 폭포 물은 말라버렸지만, 사진으로 보면 봄에는 엄청난 수량의 폭포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사진] 세계에서 두 번째, 미국에서는 가장 긴 3중 폭포라고 한다.
70년대와 90년대의 기념사진 포즈 ㅎㅎㅎ
비록 폭포수는 못 봤지만(물 없다는 건 알고 왔으니..) 멋진 산책이었다. ^^
이제 다시 밸리 쪽으로 이동한다. "하프 돔"을 보러 간다. 다리가 아파서, 밸리 내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거대한 바위가 드러난 자태 그것만으로도 이렇게 감탄을 자아내다니. 그저 돌인데 ㅎㅎㅎ 우린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데, 저길 올라가는 사람, 암벽을 타는 사람 등, 다들 참 다양하게도 즐기고 있었다.
천천히 걸어서 주차장 쪽으로 오고 있는데 한 남녀가 황급히 어디론가 걷는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곰"을 추적 중이라고 하는 것이다. 뭔 소린가 하고 그들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헐! 방금 우리가 지나온 부근에서, 진짜 흑곰이 관광객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ㅎㅎㅎ 사진을 확대하면 보이는데, 가운데 까만 곰이 관광객들과 대치 중이고, 다음 순간 관광객 쪽으로 뛰어가자, 다들 막 뒤로 내빼고 ㅎㅎㅎ 스릴있는 장면이었다. 
야생동물과 인간이 아무런 담이나 장애물 없이 한 공간에서 이렇게 마주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저렇게 당당하게 관광객을 쫓아내는 흑곰을 보면서, 확실히 이곳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구나 싶었다.ㅎㅎ (참고로 요세미티라는 말 자체가 흑곰이란 뜻!)

 

아까 아점을 먹었으니 이번엔 점저를 먹는다. 나중에 숙소에서 야식을 먹었으니, 세 끼는 챙긴 셈 ㅎㅎㅎ
슬슬 요세미티 밸리의 하루가 마감된다.
높이가 거의 1km에 달하는 수직 화강암석 "엘 캐피탄(El Capitan)"에 석양이 비친다. 애플의 "OS X"에서 보던 바로 그 장면이다.
문제의  그 다리를 건너서 머세드의 숙소까지 밤길을 달렸다. 

깜깜한 밤에 산길과 계곡과 시골도로를 한참달려야 했지만 풀옵션 포드 플렉스 렌터카는 운전이 무척 편했다.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주고, 회전시에도 자세 제어로 쏠림이 덜했다. 이런 기회에 좋은 차를 한번씩 몰아봐야지. ㅎㅎㅎ

잊을 수 없는 요세미티에서의 오감을 아직 되새기며, 우리는 숙소까지 안전하게 도착했다.

감동적인 하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