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처음 가는 도시에 도착하면, 가능하면 맨 처음에 그 도시의 역사박물관(구글맵에서 History museum이라고 쳐서 나오는 가장 큰 곳)을 가보려 한다. 이것은 시카고 여행 때부터 세워진 전통(?)인데, 당시 시간 떼우러 들어갔던 시카고 역사박물관에서 이 도시에 대해 배우고 나니까 동네가 완전 새롭게 보였던 경험 때문에... 앞으로 그렇게 하기로 했던 것이었다.
문제는 포르투에 이 도시를 설명해주는 제대로 된 역사박물관이 안 보인다는 점... ㅠㅠ 포르투갈이 전반적으로 박물관 수준이 떨어지다보니... ㅠㅠ 검색해보니 흥미 위주의 어트랙션들은 좀 있었지만, 진지하면서 규모를 갖춘 그런 공식 역사박물관은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찾은 곳이 바로 이곳, 도시 박물관 MUSEU DA CIDADE 혹은 Casa do Infante-Museum 이다.
※ 이름이 두 개인 이유는,
이곳이 이 도시의 지역 특화 박물관이기도 하고(Cidade가 도시라는 뜻) 동시에,
포르투갈의 자랑 '엔리케 항해 왕자'의 출생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Infante가 왕자라는 뜻).
참고로 엔리케 항해 왕자(Infante Dom Henrique, 1394.03.04.-1460.11.13.)의 이력을 보노라면, 포르투갈이 이 사람을 영웅시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이 박물관 건물은 이 지역에서 아주 오래된 건물(시대마다 증축되면서 용도도 변경되어 왔던)을 그대로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이라, 건물 자체가 역사적 유물이다. 특별히 이 건물이 포르투 중심지에서 이 지역과 관련하여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공식 포르투 역사박물관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니... 포르투에 방문하시는 모든 분께 이 박물관을 필수 코스로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강추
비록 도시의 공식적인 역사박물관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이걸 보고 나와서 바라보는 포르투는 역시 느낌이 새로웠다. 역시 역사적 장소는 그 물리적인 공간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곳에서 살고 죽었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느껴져야 비로소 가치로운 듯하다.
이곳에서 조금 걸으면 히베이라 광장(Praça Ribeira: 영어로 강River이라는 뜻)이 있다.
박물관 입장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눈과 마음가짐으로, 이곳 풍경을 정성껏 내 아이폰에 담아보았다.
여러가지 제약 조건이 많았지만, 굴하지 않고 더 넓은 바다를 꿈꾸었던 도시...
엔리케 왕자를 낳고, 품고, 길렀던 도시...
이미 너무 식상한 문구지만 다시금 적어본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며칠 뒤, 밤에 다시 이 근처를 지나다가 건물 사진을 찍었다. ㅎㅎㅎ
마데이라와 아조레스 제도를 재발견했던 엔리꼬 왕자의 탄생지라는 안내표지판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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