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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여행

[미국] 원주민의 땅 - 파월 호수 댐 전망대, 호스 슈 밴드 꿈과 환상의 엔텔로프 캐년을 산책하고, 우린 일단 가까운 마을 '페이지'에 잡아둔 숙소로 자리를 옮겼다. 일단 좀 쉬고, 저녁에 석양을 보러 나갈 참이다. 숙소는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이었다. 조식도 훌륭하다. 그러나 특가로 나온 것을 잡아서, 저렴했다. 다만, 방 상태와 서비스는 엉망이었다. 대부분의 직원이 나바호 원주민이었는데, 이곳 문화가 좀 반영된 느낌이었다. 딱히 막 화가 날 정도는 아닌데, 그동안 미국에서 받던 일반적인 서비스에 비하면 확연히 격이 떨어졌다... 참고로 이 동네는 미국 서부 고원지대를 여행할 때 아주 종합 선물세트와 같은 곳이다. 앞의 글에서 언급한 발전소와 엔텔로프 캐년이 오른쪽에 있고, 가운데에 페이지가 있으며, 바로 옆에 댐 건설로 생긴 파월 호수(Lake Pow.. 더보기
[미국] 엔텔로프 캐년(Antelope Canyon) * 본 블로그에서 인디언이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했으나 이는 과거의 습관에 의한 것으로, 가능한 "원주민"이라는 용어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들은 이후로는 그렇게 실천하려 노력 중입니다. 다만 과거에 쓴 글의 본문 중에 종종 이런 표현이 고치지 못한채 남아있을 수 있으니 양해를 구합니다. 나바호 원주민의 땅을 크루즈 하면서, 아까 경찰에게 걸린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날 무렵, 저 멀리 굴뚝 세 개가 보였다. 오늘의 목적지 인근에 있는 발전소이다. 이렇게 청명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런 시설이 여기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역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저 굴뚝을 보면 다들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그 상상(?)과는 달리, 이곳 .. 더보기
[미국] 베린저 운석공 or 미티오(메테오) 크레이터(Meteor Crater), 나바호 인디언 자치국 * 본 블로그에서 인디언이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했으나 이는 과거의 습관에 의한 것으로, 가능한 "원주민"이라는 용어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들은 이후로는 그렇게 실천하려 노력 중입니다. 다만 과거에 쓴 글의 본문 중에 종종 이런 표현이 고치지 못한채 남아있을 수 있으니 양해를 구합니다. 그랜드 캐년의 석양을 보고 나와서, 그날 밤에는 플래그스태프라는 동네에서 잤다. 그런데 여행을 준비할 때 동선을 잡으면서, 지도상에서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운석이 떨어져서 생긴 구덩이(크레이터)가 있는 것을 봤다. 이런 걸 직접 볼 기회가 흔치 않으므로, 좀 돌아가는 길이긴 하지만 가보기로 했다. 근데 여기서 조금 부끄러운 사건이 벌어진다. 이 길로 쭉 가다가 북쪽으로 꺾어서 나바호 자치구역 쪽으로 가는.. 더보기
[미국]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라스베거스를 떠나 그랜드 캐년까지 운전.. 아니, "크루즈"를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시골 길처럼 한가로운 길을, 제한속도에 크루즈 속도를 맞춰놓고 달리는 기분은 운전이 아니라 정말로 크루즈가 맞다. 앞차도 나와 동일한 속도를 맞춘 듯, 거리가 줄어들지도 늘어나지도 않으니 어찌나 편한지... 구 66번 국도(루트 66)를 달리는 동안에는 아내가 1시간 반 정도 운전대를 잡아보기도 했다. 처음엔 두려움에 떨더니 이내 안정적인 컨트롤을... ㅋㅋㅋ 도로 곳곳에 루트 66 표지판이 반갑다. 아니나 다를까... 그랜드 캐년 입장하는 곳에 왔을 즈음부터는 진눈깨비까지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서, 엄청난 추위까지 몰아쳤다. 지금 4월인데!!?? 당황한 우리는 차 안에 있는 모든 가방을 뒤져서 옷.. 더보기
[미국] 라스베거스 - 후버댐 투어 라스베거스의 아침이다. 숙소 창밖 경치는 어제 오후랑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라스베거스에서 2박을 하는 이유는 후버댐 투어를 하기 위함이다. 사실 후버댐은 일반적으로는 라스베거스에서 그랜드캐년 가다가 잠깐 들르는 코스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하루의 절반을 이곳 투어에 쓰고, 다시 라스베거스로 돌아와서 '쉬어가는' 날로 삼았다. 중간에 변수를 고려해서 이쯤 되면 하루쯤 버퍼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그렇게 예약한 것이었는데, 제대로 된 예측이었다. 아내가 아팠고, 나도 엘레이에서 어쨌거나 강의를 하면서 신경을 많이 썼는지, 쉼이 필요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짐을 숙소에 두고 카메라만 챙겨서 차를 몰고 후버댐으로 달렸다. 댐이라고 하면 흔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 댐은 스케일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더보기
[미국] 모하비 사막 - 라스베거스 가는 길, 캘리코 유령 마을(Calico Ghost Town) LA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드디어 사막으로 들어간다. 첫 번째 글에도 썼지만, 우리의 여행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LA에서의 1주일 일정, 그리고 중간에 콜로라도 고원 지대에서 1주일, 끝으로 시애틀에서 1주일이다. LA와 시애틀에서 대략 3주 간격으로 강의가 있어서, 중간에 여행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잡은 것이다. 앞으로 며칠간은 콜로라도 고원을 비스듬히 횡/종단하는 코스가 될 것이다. 콜로라도 고원에는 수많은 캐년과 국립공원, 국가기념물이 있는데, 이 지역을 여행하는 좋은 방법은 투어프로그램에 참가하거나 렌터카로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그랜드캐년이었으나, 요즘 뜨는 곳은 엔텔로프캐년이다. 우린 둘 다 가보기로 했고, 추가로 모뉴먼트밸리와 아처스.. 더보기
[미국] LA -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 앞의 글에서 소개했던 박물관 베스트3에 들어가는 그곳이다. 왕년에 뮌헨에 갔을 때 세계 최대규모의 과학박물관 "독일박물관"을 가봤다고 자부하던 우리의 박을 터버렸던 곳이다. 일단 이곳은 주차장에서 입구로 걸어가는 길에서부터 이미 남다르다. 지레의 원리로, 어린 아이의 힘으로도 픽업트럭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해두었다. 기본 스케일이 이렇다. ㅎㅎ "두려움"이라는 주제로 전시관이 있다. ㄷㄷㄷ 과학 박물관에서 이런 주제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전시가 가능하다니.. 갑자기 총소리가 났을 때 사람의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슬로우모션으로 녹화해서 보여주거나, 전기가 통하는 곳에 손가락을 대보라고 하고, 거기서 손가락을 떼려는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두운 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구멍에 손.. 더보기
[미국] LA - 똘레랑스 박물관(Museum of Tolerance) / 톨러런스 미국 서부 여행에서 아주 인상깊었던 박물관 베스트3을 고르라면 바로 세 곳이 떠오른다. 1. LA, 똘레랑스 박물관 (Museum of Tolerance) 2. 시애틀, 역사&산업 박물관 (MOHAI: Museum of History & Industry) 3. LA,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California Science Center) 1번은 스토리텔링의 신박함, 2번은 박물관이 관람객과 소통하는 능력, 3번은 물량과 다채로움 그 자체로 너무나 대단한 곳이다. 그 중에서도 오늘 방문한 똘레랑스(톨러런스) 박물관은 말 그대로 우리 부부의 박을 터버렸던 아주 놀라운 곳이다. 나는 이곳을 구글맵을 디비다가 발견한 것인데, 큰 기대 없이 갔다가 탄광에서 보석을 캔 기분이었다. 아참, 똘레랑스는 프랑스 말인.. 더보기
[미국] LA -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와 "라라랜드" 할리우드를 봤다면, 여기까지도 가줘야 완성이다. 내 생각에 엘레이 최고의 전망은 그리피스 천문대와 게티센터가 아닐까 싶다. 물론,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당연히 게티센터이지만, 요즘은 이곳이 뜬다. 이유는 "라라랜드"라는 영화에서 이곳을 대놓고 홍보했기 때문.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Singin' in the Rain(사랑은 비를 타고)"이 있었다면, 요즘 세대에게는 "라라랜드"가 있는데, 우리 부부는 솔직히 부모님 세대에 더 맞는 듯하다. "라라랜드"는 춤이, 뭐랄까, 좀 히마리가 없고, 스토리도 마지막이 너무 찝찝하다랄까. 그런데 이게 요즘 세대에겐 더 공감이 된다고 한다. 즉, 우리는 요즘 세대가 아니라는 소리... ㅠㅠ 그나저나, 슬슬 엘레이 운전이 적응되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보다 길이 쉬운 .. 더보기
[미국] LA - 할리우드,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 엘레이는 미국 영화, 아니 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영화 콘텐츠 산업 단지를 어떻게든 느껴보고 싶었다.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할까. 일단 할리우드 거리로 가면 될 것 같은데 거긴 그냥 관광지이고, 실제로는 각 영화사의 스튜디오에 방문해보는 것이 더 낫다. 투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서, 일반인이 영화 제작 현장을 부분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그리고 가장 비싼..) 곳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인데, 여기는 아이들과 가는 테마파크 개념에 더 가깝다. 실제로 영화를 제작하는 곳을 보고 싶다면 워너 브라더스나, 조금 더 진지한 파라마운트 픽쳐스 투어가 낫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 "빅뱅이론" 헌정의 뜻이 담겨 있으므로 ㅎㅎ 워너브라더스에 가보기로 했다. .. 더보기
[미국] 여행 개요 / LA - 패서디나, 말리부, 산타모니카 강의차 4월 초 LA에, 그리고 4월 말 시애틀에 가게 되어, 중간에 아예 미국 서부에서 지내기로 하고 일정을 거창하게 짰다. 결국 여러가지 사정으로 계획한 일정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애초 계획이 워낙 어마어마해서 그나마 절반쯤 이룬 성과물조차 어마어마하다. ㅎㅎㅎ 위 구글맵에서 우리가 이동한 거리를 하늘색으로 표시했다. 렌터카로 운전한 곳은 굵은 선, 비행기로 이동한 곳은 가는 선이다. LA에서 1주일 보내고, 차로 사막과 고지대의 각종 캐년 국립공원을 통과해서,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차를 반납하고 시애틀로 날아간 뒤, 1주일간 거기서만 머물렀다. 걱정이 많이 됐으나, 출국 때까지는 될대로 되거찌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렌터카를 빌리는 순간 앞이 캄캄했다. 외국에서 한 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