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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메이커/2015 이탈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로마(2) - 포로 로마노, 콜로세오

포로 로마노. 로마에 왔으면 먼저 이곳엘 가보는 것이 예의범절(?) 되시겠다.

포로 로마노의 '포로 Foro'라는 말은 광장(Forum)이란 뜻이다. 로마 시대 당시엔 신전 제단을 중심으로 터를 닦아 사람들이 모였고, 그 주변에 목욕탕을 비롯한 상업 시설이 즐비했다. (목욕탕은 당시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었다.) 중요한 회의가 필요하거나 시민들에게 뭔가를 알릴 때도 이 광장을 이용했다. 지금은 기둥과 바닥돌만 겨우 남은 모습이지만, 복원도를 보면 사람들이 비를 맞지 않도록 광장 위에 아케이드까지 얹어진 모습이다.

목욕당 시설. 하나하나 뜯어보면 샤워시설을 비롯해서 오늘날 목욕 편의시설들이 다 마련되어 있다. 채광창까지 잘 설치되었다.
유대를 멸망시킨 티투스 황제의 개선문이 이곳에 있다.
승리자들과 패배자들...
포로로마노 내부 관람 동선은 자유이지만, 사람들을 따라가면서 보는 것이 주요 유적을 빠짐 없이 보는 길이다.
이 신전은 고대의 신전이 수차례 개축되었고 급기야 기독교 예배당으로까지 개축된 흔적이 역력하다.
저 7층 높이의 빌딩은 뭐냐? - 아까 팔라티노 언덕에서 포로로마노를 내려다봤던 바로 그곳이다. 그러니까, 언덕인 줄 알았던 곳이 사실은 로마시대 빌딩의 옥상이었던 것;;;;
팔라티노와 포로로마노의 원래 위용이 얼마나 장대했을지, 이걸 보고 나서야 겨우 상상이 되기 시작한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하여튼 아무리 흔적만 남은 곳이라 하더라도, 그 오래 전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발로 밟으며 손으로 만지며 지나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곳은 정말 엄청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쪽 출구로 나오면서 찍은 사진. 규모 면에서도 이에 비견될만한 것은 국내엔 아직까지 코엑스와 아셈타워 정도가 아닐까 싶다.
로마 건국설화과 관련된 늑대와 두 형제(로물루스, 레무스)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콜로세오 근처에 있는 식당이다. 다리가 아플 듯해서 2코스에 불과하지만 버스를 탔다. 식사는 로마  느낌이 물씬 나는 메뉴들로 시켜봤는데, 맛보다도 주인장의 친절과 너스레가 매력있어서 즐거웠다.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로만 이루어진 샐러드는 아무 것도 아닌 듯한데 굉장히 맛있어서 우리는 무척 놀랬다. 이후 한국에서도 종종 재료를 사다가 손님 왔을 때 비슷하게 해서 내놓는데, 반응들이 좋다. ㅎㅎㅎ

 

식사 후 콜로세오(콜로세움)로 걸어서 이동했다.

이제 콜로세오(콜로세움) 입장!
로마 최고의 관광지인데다가, 기본적으로 패키지 투어를 하면 이곳을 뺄 수 없어서인지, 줄이 길다. 우린 아까 티켓을 샀으니 바로 입장!
밖에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내부 모습에 살짝 당황하게  된다.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에, 지하실을 포함해서 층별로 뭐가 참 많다.
복원도를 봐야 비로소 감이 온다.
뭐라고 해야 하나.. 말잇못.... 정말 신비로운 공간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희생당했을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생각하면 더더욱......
대제국의 위엄과 치부를 동시에 드러내는 역사의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증거물이 바로 콜로세오가 아닐까 싶다.
세월 속에 수많은 복원작업을 거치면서 누더기가 되었다.
콜로세오 바로 옆에는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 있다. 티투스 개선문과 혼동하지 말자.
이런 거 만들어놓고 좋아했을 지배층들의 심리를 생각하면서도 양가감정이 든다. 멋진 인생이었겠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한... ^^;;
답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전 세계에서 온 호구들이 주머니 털리는 중 ㅎㅎㅎ 우리도 목이 말라서 일반 수퍼보다 5배 비싼 물을 샀다.
콜로세오 안녕~! - 그러나 로마 일정 내내 얘는 자꾸 만나게 된다. ㅎㅎㅎ
고대의 유적 속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놀다가, 고작 몇 발짝만 떨어지면 현대 로마의 일상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것이 로마의 매력이다.

팔라티노 - 포로로마노 - 콜로세오를 봤다.

일반적으로 이 모든 코스를 3~4시간 이내로 끝낸다고는 하지만, 웬만하면 하루 온종일을 투자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곳의 공기와 햇살을 느끼며, 상상하고 또 상상하는 일이, 실제로 뭘 얼마나 많이 보고 사진 몇 컷을 더 찍었느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로마를 제대로 경험하는 방식이리라.

이곳에서 쓰는 물리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새로운 인생일 수 있다.

 

※ 로마는 초대교회사의 무대이기도 하다. 초대교회의 역사는 로마제국의 역사와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 로마에 가면 종교개혁사뿐만 아니라 교회사 전반을 두루 이해하기에 매우 좋다. 미리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여행하면 좋겠다. (추천 유튜브 영상: ”초대교회사 신준영“ 검색)

그리고 내 경우 종교개혁지 답사 추천 코스에도 (좀 엉뚱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로마를 넣곤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 기고한 글을 참고 바란다. (아래 링크)
 

로마: 고대, 중세, 현재를 마을버스처럼 오가는 타임머신 - mytwelve

지난 글에서 종교개혁지 탐방으로 유럽을 어떻게 둘러볼 것인지, 아래 표와 같이 4개 모듈, 20개 도시를 소개했다. 앞으로 이 도시들을 중심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이미 강조했듯이, 이 지역에 왜(Why) 가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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