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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메이커/1976~ 대한민국

2004 문경, 문경새재

서울에서 새벽같이 달려서 해가 뜨기 전에 문경에 도착했다. 지금은 터널과 다리를 통해서 쉽게 넘는 지역이지만, 과거에는 이곳을 거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해발 1천미터가 넘는 산이 장벽을 치고 있기 때문. 차라리 돌아가고 말지, 이걸 뭐하러 넘냐. 호랑이도 나오던 시절에... 진짜 체력은 넘치고 시간은 없는 바쁜 사람들이나 다녔으면 모를까...

그런 문경새재가 조선시대부터 정책적으로 교통의 요충지가 된다. 조선 정부가 한반도 전역을 통제하기 위해 사방으로 주요 도로를 지정하고 개척하면서, 서울과 부산(한양과 동래)을 연결하는 최단거리 "영남대로"가 만들어진다. 그 동선상에 위치한 이곳 조령산의 험한 지형을 그나마 넘어가기 좋은 곳이 바로 문경새재였다. 그래서 이곳은 정부 차원에서 관리가 되었고, 문경새재를 지키는(혹은 통제하는) 관문도 만들어져 있다. 아래에 사진이 있다.

2004년 6월의 어느 날, 당일치기로 이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비구름에 가린 조령산 자락
문경새재로 진입하는 지역. 주차를 해놓고 걸어서 들어간다.
제1관문이 보인다. 지도상에서 초록색 채크 표시가 있는 곳이다.
작지만 해자도 있고, 각종 방어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 이런 지형은 유사시 소수의 병력으로도 충분히 길목을 막을 수 있다. (영화 "300" 참조)
안쪽에 자연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바위 틈이 폭포가 되었다. (혹은 폭포가 바위를 쪼갰다.)

 

문경새재오픈세트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사극 촬영지가 나온다.

 

돌아 나오면서 새재계곡을 들렀다. 물이 시원해서 발을 담굴 수밖에 없었다. ㅎㅎㅎ 

 

아쉬운 마음에 서울로 바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비온 뒤 초여름의 초록이 아름다웠고, 도시의 회색빛에 지친 안구를 힐링시켜 주었다. ^^

평일 낮에 시간을 낼 수 있는 경우,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에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점심 먹고 돌아오면 딱 좋은 당일치기 여행지였다. 사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맨발로 흙길을 걷는 건강 길(1km 정도)도 조성되어 있었는데, 지금도 운영하는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