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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프로젝트

기내식 맛있게 먹는 꿀팁 - 당신의 기내식은 왜 맛이 없을까?

제목 : 당신의 기내식은 왜 맛이 없을까? 
부제 : 기내식 맛있게 먹는 꿀팁

와 이게 언제쩍 모니터냐..


당신이 인생 처음 먹어봤던 기내식은 환상의 맛이었다. 그러나 비행기를 몇 번 타다보면 그 맛이 안 난다.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무슨 소리냐. 기내식? 먹어보기라도 했음 좋겠다! 하는 분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글이다. 누구나 첫 기내식은 맛있지만, 몇 번 먹다보면 속만 더부룩하다. 나중엔 상상만 해도 미식거리고, 배가 고프면 차라리 좀 이따가 컵라면을 먹고 말지, 차라리 눈 감고 자겠다 싶을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자, 기내식 그 자체는 그 본질이 원래 맛있는 거다. 인류의 입맛에 맞춰서 오랜 세월 향상시켜온 맛이기 때문이다. 기내식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문제는 당신이다. 만약 아래 방법대로 했는데도 기내식이 맛이 없다면, 당신의 혀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어차피 함께 사는 지구촌 세상, 인류 보편의 입맛에 당신도 다가가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가하시길 바란다. 


기내식 맛있게 먹는 방법 

1. 특별히 저렴한 항공사가 아니라면 보통은 메인메뉴 선택이 두 종류다. 우리는 잡식성의 민족 아닌가. 두 번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두 가지 맛을 다 즐겨보자. 단, 꼬리쪽이나 머리쪽에 앉았다면 분배 중 특정 메뉴가 먼저 소진될 수는 있다. 그런 슬픔을 겪지 않으려면 애초에 비즈니스석에 앉아서 가면 되긴 하다. ㅋㅋㅋ 

2. 종류는 대체로 네 종류 로테이션인데, 비프, 포크, 치킨, 그리고 피쉬다. 인류 보편의 단백질 공급원 4종세트이므로 가리지 말고 먹어보자. 난 저거 싫더라, 하면서 거부하지 말고 골고루 다 먹어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자. 그게 지구촌 구성원이 되는 길이다. 

3. 여기서 가장 중요한 팁 나간다. 네버, 절대로 소스를 섞어 먹지 않는다. 보통 은박도시락에 데워 나오는 메인요리는 고기+야채+밥 또는 누들 3종이 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각각에 어울리는 소스가 이미 그 자리에 적절히 뿌려져 있다. 쉽게 말해서, 크림 베이스드 소스와 간장 베이스드 소스가 섞이면 안된다. 이걸 우리는 비빔밥의 민족답게 뒤섞어서 먹으니 이상하고 느끼한 것이다. 혹자는 그래서 거기다 고추장을 넣곤 하는데 결국 더 이상해진다. 만약 항공사에 따라 꼭 고추장을 넣지 않고는 못 견딜 정도로 느끼한 메뉴가 나오거든, 차라리 함께 나오는 후추를 넣자, 그게 훨씬 어울리는 맛이 된다. 

4. 식후에 함께 나온 모닝빵과 버터까지 먹는 건 오버다. 배가 많이 고프다면 먹되, 그렇지 않다면 나이프와 함께 한 쪽에 챙겨뒀다가 간식으로 먹거나, 가방에 담아서 가지고 나오면 배고플 때 요긴하다. 이것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나이프로 빵을 반으로 갈라서 그 사이에 버터를 바른다. 혹은 대부분의 기내식에는 샐러드가 함께 나오므로 이 샐러드를 그 사이에 우겨넣고 먹으면 샌드위치 맛이 난다. 국가에 따라 이 샐러드 맛과 향이 애매모호할 때가 있지만 이렇게 샌드위치로 먹으면 그럭저럭 다 괜찮아진다. 

5. 마지막에 먹는 케익이 항상 맛없는 이유는 당신이 방금 먹은 음식 때문이다. 한국인은 고기와 케익을 겸상하지 않는 민족이다. 따라서 반드시 물을 한 잔 마셔서 입을 헹구고 시간차를 두고 먹자. 커피와 같이 먹으면 더욱 좋지만, 요즘 일부 항공사는 코로나 시즌이라 그런지 커피를 말을 해야 갖다준다. 타이밍에 유의하자. 


6. 아시아나 미주 노선처럼 쌈밥이 나오는 경우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12000미터 상공에서 먹는 쌈밥은 그냥 개꿀맛이다. 불평하지 말자. 한 번 사는 인생, 지구 위에 발 붙이고 사는 인간이 위대하면 얼마나 위대하다고 그걸 다 불평하며 사는가 말이다. 쌈밥한테는 개기지 말자. ㅋㅋ

7. 이 글은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을 먹으며 머릿속으로 정리한 뒤 식사 후 커피도 안 마시고 바로 작성했던 글이다.



QnA 

Q. 비행기가 흔들려서, 이미 소스가 뒤섞여 나왔다. 어떻게 하나? 
A. 그럴 땐 딱히 별 수가 있겠나. 어쩔 수 없다. 

Q. 커피가 나올 줄 알고 케익을 안 먹고 기다렸는데 커피는 안 주고 식판을 수거하러 와서 할 수 없이 케익을 못 먹었다. 어떻게 하나? 
A. 그럴 땐 딱히 별 수가 있겠나. 어쩔 수 없다. 

Q. 기내식 안 먹고 라면을 먹으려 했는데 컵라면이 다 떨어졌다고 한다. 어떻게 하나. 
A. 그럴 땐 딱히 별 수가 있겠나.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