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즈덤 프로젝트/ETC

'날클립을 알고있니' 가사 해석

 

날클립을 알고 있니 1시간 반복

날클립을 알고있니 스테플러보다 좋아

꼈다가 뺐다가 다시 낄 수 있어

너무 예쁜 날클립을 회사에서 사주겠지

안 사준다 그러면 내 돈 내 살꺼야

가사 해석

우선, 이 노래의 첫 소절이 날클립을 알고 있니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데 우리는 주목한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 이것은 인류에게만 주어진 어떤 그 고상한 특혜와도 같은 것이다. 우주에서 오직 지적 존재만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을 던지는 행위가 지금과 같은 우리 시대에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가사는 그 질문에 이어서 즉시 답을 제시한다. 날클립을 아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스테플러 보다 좋아 라고 한다. 물체의 정의를 말하는데 곧장 그 기능이 얼마나 우월한지, 실용성을 말한다. 이는 단순한 실용주의가 아니다. 과거의 것, 낡은 것에 대한 개혁정신과 의지. 이는 이어지는 가사에서 꼈다가 뺏다가 다시 낄 수 있어라고 구체화 되는데, 이는 단순히 기능상의 업그레이드를 말함이 아니라 오늘날 전 지구적인 이슈이자 숙제와도 같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언급이다. 물자를 절약하고 원자재를 절감하여 궁극적으로 지구를 살리려는 친환경 이슈는 우리 시대의 소명이자, 미래의 인류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지속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이자 최후의 실천인 셈이다. 이 노래는 그러나 그러한 거시적 당위성만을 제시하지 않는다. 너무 예쁜 날클립을. 예쁘다 안 예쁘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곡중 화자는 자신있게 날클립이 예쁘다고, 아니 “너무” 예쁘다고 말하고 있다. 심미성! 그러니까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자, 개인의 취향이 자신있게 표현되고 또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함을 노래 가사는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이 노래는 그 예쁜 날클립을 회사에서 사주겠지라면서 구조주의적인 배려를 잃지 않는다. 우리는 너무 이상만 추구하고 현실은 놓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한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고 두텁다. 제도의 개혁은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헛된 노력을 절감시켜주는 인류의 지혜이자 공존에의 배려다. 물론, 너무 구조적 해결책에만 젖어든다면 우리 개인은 삶의 의욕을 잃고 쉽게 태만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노래는 안 사준다 그러면 내 돈 내 살 거야라며 한 인격체의 의지와 노력도 소중함을 일갈한다. 한편, 이 노래는 기업 고객과 개인 고객 양쪽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회사에서 사주든지 개인이 사든지, 날클립 알만 풍족하면 어쨌거나 일은 되는 것이다. 누구든지 사라 이거다. B2B와 B2C 모두를 놓치지 않는 전략적인 가사 배치이다. 여기에는 또한 숨겨진 의도가 있다. “안 사준다 그러면” 이 부분의 가사에는 요즘 MZ세대가 기성세대를 바라보는 미묘한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회사에서 사내 물품을 안 사주는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 아닌가. 하지만 가사에서는 그 이유가 소개되지 않는다. 그냥 '안 사준다고 그러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늘 결재 권한을 가진 기성세대는 그들의 권한을 사용할 때 굳이 친절하게 굴지 않는다. 나에게 속한 권한인데 네가 그 이유를 알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알려줄 필요를 느끼지 못하니 그냥 안 사준다고 하는 것일 뿐. 혹은 이유를 말하더라도, 그게 핑계처럼 느껴지기에, 뭐라고 뭐라고 하긴 했지만 어쨌든 결론은 안 사준다는 거네! 하면서 '소통의 단절'이 발생한다. 이러한 인류의 역사가 예술에의 반향으로 표출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가사는 희망적이다. 그는 날클립의 부족함에도 좌절하거나 실망치 않고, 긍정적이고 자신있게 대처한다. 내가 사서 쓰면 되는 것이다. 아아, 그 희망의 메시지까지... 참으로 아름답고 교육적이고 힙하지 아니한가!!!

재즈 버전 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