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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프로젝트/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개인적인 역사 : TV, 컴퓨터, 인터넷, 아이폰, Ai

 
 
여섯 살 즈음 대가족이 함께 살던 집에 컬러TV가 처음 들어왔다. 삼촌이 '브라운관'의 원리를 설명해주셨다. 화면 뒤에 빛을 쏘는 총이 있어서 앞쪽의 유리에 맞은 빛이 박살나면서(?) 다양한 색깔이 보이는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그 유리가 깨지면 집이 폭발하니 절대 주의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컬러 TV는 문화 산업을 영원히 바꿨다.
 
 
10살 땐가 통신장교이던 삼촌이 전역하면서 집에 컴퓨터를 갖고 오셨다. 집에 컴이 있는 아이는 우리 반에 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대략 5백 종류의 PC 게임을 했다. 다리에 쥐가 나도록... 어느 날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인생이 너무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날 부로 게임의 세계에서 손을 씻었(?)는데 그때 나이가 무려 12살. 그리고 그 컴퓨터는 인류의 생산 활동 방식을 영원히 바꿨다.
 
 
대학생이 되어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가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에 취재하러 갈 일이 있었다. 대구에 있는 사무실에 방문해보니 명성에 걸맞지 않은 코딱지만한 공간에 두 명이 앉아있는데 그때 '인터넷'이라는 것을 처음 봤다. 그 작고 허름한 사무실에 앉아서 전 세계의 다른 지부와 소통을 하고 있었다. 이걸 빨리 배워야겠단 생각을 했다. 결국 졸업 후 그쪽 분야에 취직했다. 그리고 그 인터넷은 정보 지식 산업을 영원히 바꿨다.
 
 
각박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슬슬 지쳐갈 무렵,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을 들고 나와서 "지구인들아, 이제 됐냐? 잘 써라."고 했다. 지구인들은 "네, 이제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군말 없이 아이폰을 사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지구인 4분의 1이 구매를 마쳤고, 나머지도 계속 사고 있다. 그리고 아이폰은 지구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영원히 바꿨다.
 
 
평균 수명의 절반쯤 살고 보니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뭘 하고 살아야 하는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었는데 살아야 할 시간만 늘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요즘은 인공지능이 끼를 부리고 있다. 2~3년 내로 얘는 웬만한 사람보다 나은 지능을 갖출 듯하다. 그리고 또다시 뭔가 영원히 바뀔 예정이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의 존재와 본질, 그 근본에 대한 인식과 고찰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