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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프로젝트/기후 위기(climate crisis)

기후위기 해결하기(1) - 프롤로그 / 거주불능 지구

지구 입장에서 보면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이나
알고도 가만 있는 사람이나
똑같은 놈들이다.
- 폴 호컨 -

 

시리즈를 시작하며 : 용어의 정리

20년 쯤 전에 기후위기에 처음 관심을 가졌더랬다. 그땐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많이 썼다. 정말로 그러한가, 아니다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런 공방이 한참 펼쳐졌다. 그러다가 2005~6년즈음 미국 대통령 낙선자 엘 고어가 출연한 웰메이드 환경 다큐 "불편한 진실"이 한바탕 전파되면서 한국에도 이 분야에 인식의 폭이 넓어졌다. 우후죽순 관련 도서도 많이 나왔고.

신기한 것은, 지구온난화를 염려하는 책은 주로 어디서 들어본 저자에 유명 출판사였는데, 그걸 부정하는 책은 생전 처음 본 단체에 소속된 처음 들어본 사람에 의해(듣보잡), 마침 이번에 첫 책을 출간하는 신생출판사에서 나오더라는... 그때도 후배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여간 수상하게 여긴 것이 아니었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정말 수상한 놈들이었다. 누가 돈을 댔을지도 이젠 알 듯하다.

20년이 흘러, 이젠 지구가 온난화 되고 있다는 팩트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이 용어가 주는 '느낌'은, 그닥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려웠다. '따뜻해지면 좋은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 추운 겨울엔 특히 말이다. 게다가 지구온난화의 체감적 결과는 반드시 기온이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었다. 어느 지역은 오히려 한파가 몰아친다. 그래서 용어가 '기후변화'로 바뀌었다. 하지만 인류의 경험에 기후란 원래 늘 바뀌던 것이었기에, "그게 뭐??" 라는 반응이 돌아오기 일쑤였고, 그래서 지금은 '기후위기(The Climate Crisis)'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흐름이 다시 바뀌었다. (더욱 강조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기후재난이란 용어를 선호한다.)


그 원인에 대해서도 과거엔 '온실가스'라는 말을 많이 썼다. 지금은 '탄소(이산화탄소)배출'이라는 말을 더 사용한다. 이것 역시 심리적인 이유인데, 온실가스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연상하며, 딱히 자기 책임으로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결국 "지구상에 존재하던 탄소가 기체의 형태로 대기중에 배출된 탓". 그게 공기중에서 태양빛을 받으면, 빛의 파동이 이산화탄소 분자를 진동시켜 자기들끼리 부딪히면서 열을 발생시킨다. 뒤에서 더 자세히 보겠지만,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탁해진 공기는 쉽게 데워진다. 이것이 지구온난화, 온실효과, 기후변화, 기후위기, 기후재난의 근본 원인이다.

원인을 알면 해결도 가능하다. 해결은 역순. 공기중에 배출된 탄소분자가 줄어들면 된다. 그런데 이 간단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구인이 앞으로 8년 동안 달라붙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다시 강조한다.

- 모든 지구인이
- 앞으로 8년 동안 달라붙어
-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탈탄소(Decarbonization)라고 부른다.

 

거주불능 지구

"8년". 이것은 이 글을 쓰는 지금부터 2030년까지 남은 기간으로, 과학자들이 계산기 겁나 뚜드려 나온 결과값이다. 즉, 탈탄소 프로젝트는 2030년 내로 끝장을 봐야지, 그 기한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뜻이다. 2030년을 티핑포인트이자, 골든타임으로 본 것이다.

※ 사실 이 8년조차도 길게 잡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가 이 블로그 첫화면 상단 배너로 들어가 있다. 1.5도 상승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냐고? 그때부턴 인간의 힘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넘어간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계산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대충 다음과 같은 일들을 겪게 된다.

1. 바다의 산호초 80% 소멸(2도 올라가면 100% 소멸) - 산호초를 서식지로 하는 바다생물 멸종 - 걔네를 먹이로 삼는 물고기 수효 감소 - 어획량 감소
2. 극한 날씨 매년 반복 및 지수함수 그래프 기울기로 강화됨 : 우리가 평생 살면서 어쩌다 한두 번 겪는 재난을 상시적으로 경험
3. 도시 열파 발생의 강도 및 면적이 두 배로 증가 : 파키스탄이나 중동 같은 데서 일어났던 도심 고열 현상으로 집단 사망하는 지역이 확장됨 : 야외 활동/ 야외 작업 불가로 산업 위축 및 공급망 차질
4. 해수면 상승 : 수도권 집값 폭등 - 서민층부터 고통받기 시작.. 이것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고지대에 속한 한반도가 그렇단 말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3~4억 인구가 삶의 터전을 잃고 이주하거나 난민이 될 전망
5. 식량안보, 물 공급 문제의 안보문제화 (지금의 천연가스 공급망 문제처럼, 식량자원, 수자원을 두고 국가간 전쟁 발발)
6. 처음 겪는 바이러스나 질병 발생 (ex. 러시아 영구 동토층의 세균과 바이러스가 녹아서 풀려나, 벌레 - 새를 거쳐 전세계로 퍼져 나감)

아무튼, 6년이든 8년이든, 지금 상태로 만약 2050년이 되면, 지구는 인간이 아예 생존할 수 없는 장소가 된다. 이를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라고 부른다. 다들 체감하다시피, 최근 살인적 폭염, 해일, 산불, 가뭄 등이 심각해졌다. 이것이 더욱 악화되다가 어느 순간 티핑포인트를 넘기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재난은 그냥 '일상'이 된다. 공기는 마실 수 없게 오염되며, 온갖 질병으로 팬데믹이 수시로 닥친다. 바다에는 사체가 쌓여 썪어가고, 플랑크톤은 기능을 읽으며, 자연은 자정작용을 상실한다. 경제는 파괴되고, 만성적 불황과 가난, 빈곤, 굶주림, 갈증에 고통받는 인류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각종 분쟁과 전쟁 뿐이다.

벌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전쟁도, 러시아가 겉으로 표방하는 것과는 달리 결국엔 자원 헤게모니 싸움이란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기후위기라는 것은 지구가 더워져서 사람이 부채질 하다가 팔 아파 죽는 게 아니라, 그 훨씬 이전에 병 걸려 죽고 전쟁 나서 죽고 서로 잡아먹다 멸망하는 디스토피아 각이란 것이다. 이걸 막으려면 늦어도 2030년까지는 탄소 배출을 극단적으로 줄여야 한다 - 그래서 8년 남았다 - 이것이 과학자들의 결론이다.

 

 

앞으로 블로그에 이와 관련된 내용들을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한다. 시리즈 연재는 총 10회 정도 될 예정이다.

 

다음 글 보기 : 기후위기 해결하기(2) - 배출은 줄이고 흡수는 늘인다. (tistory.com)

 

기후위기 해결하기(2) - 배출은 줄이고 흡수는 늘인다.

시리즈 두 번째 글이다. 페이스북에 짧게 올리는 글들을 모아서 블로그에 가끔 정리를 해 나가보려 한다. 대기 중의 탄소가 왜 문제인가? 자꾸 탄소, 탄소, 하는데 탄소가 뭘 어쨌다는 것인가??

joyance.tistory.com